4월 1일부터 4월 2일까지, 이틀에 걸쳐 구데기컵 ✕ solved.ac 카페 『먹었습니다!!』가 진행되었습니다. 다들 재밌게 즐기셨을까요?
블로그를 오래 방치하기도 했고, 기록을 남기면 좋을 것 같아 관련 회고를 써보려고 합니다. 혹시 비슷한 행사를 기획 중이신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고요. 지나가면서 몇 번 이야기 하기는 했지만 어쩌다 이런 콜라보 카페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준비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진행 입장에서의 소감은 어떤지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단
구데기컵
가장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어쩌다보니 구데기컵 운영진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시프트 님의 문제에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던져주고는 했는데 올해는 대회 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알 수 있듯이 정식으로 운영진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구데기컵에서 제가 뭘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밌는 걸 많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블로그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상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뭔가 하려던 생각은 있었습니다. 다만 좀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고 있던 중...
콜라보 카페
잠깐 흐름을 끊고 들어가자면 저는 '벚꽃 내리는 시대의 결투를(후루요니)'이라는 보드게임을 좋아합니다. 엄청 좋아한다고 할 정도로 자주 플레이하지는 않지만 펀딩에도 참여했고 대회와 교류회도 몇 번 나갔습니다. 팬아트도 그리고 있고요.
평소처럼 후루요니 디스코드를 보고 있던 어느 날 디스코드에서 후루요니 콜라보 카페가 열린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콜라보 카페... 되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단어 아닌가요? 저만 그런가요? 저만 그럴지는 모르지만 저는 굉장히 두근거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막연히 어느 장르가 되었든 좋으니 콜라보 카페를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콜라보 카페의 후보는 몇 개 있었는데, 역시 처음은 한별이 생일 카페를 열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한별이 생일 카페는 몇 년간 생각해오던 이벤트였는데 여러가지 문제로 보류하고 있었습니다. 일단은 카페를 열기 위해서는 최소 인원의 손님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솔직히 한별이를 좋아해서 카페까지 오실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로 한별이 생일이 이미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시프트 님 생일 카페를 열기에도 shiftpsh 님 생일이 너무 많이 남았고... 제가 좋아하는 몇 가지 다른 장르도 후보에 있었는데, 2차 창작 활동을 그렇게 활발히 하지 않는 만큼 열어도 아무도 안 올 거 같았습니다. 저작권 관련한 문제도 있고요.
모든 것의 시작인 메밀 소바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던 중 HYEA 님, shiftpsh 님과 만나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메밀 소바를 먹었는데 비쌌지만 엄청 맛있었어요. HYEA 님한테 콜라보 카페를 열고 싶다고 막 이것저것 말씀드렸는데, 그러던 중에 가장 가까운 이벤트면서 제가 기획을 제안할 수 있고 저작권에 문제가 없으며 이상한 짓을 해도 모두가 웃고 넘길 수 있는 이벤트...라는 조건에 딱 맞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구데기컵이었습니다.
구데기컵이라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 최소 인원 정도는 아슬하게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카페에 그 어떤 짓을 해도 만우절로 넘길 수 있는, 부담이 적은 이벤트였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간략한 기획안을 만들고 예산안을 내서 올해 구데기컵을 총괄하는 16silver님에게 허락을 구했습니다.
다행히도 흔쾌히 승낙해주셨고, 그때부터 콜라보 카페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적힌 날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콜라보 카페에서 약 한 달도 남지 않은 촉박한 시간이었는데, 그 안에 이것저것 전부 진행하려고 보니 이것저것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더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전개
초기 기획
맨 처음 생각했던 날자는 4월 29~30일이었습니다. 구데기컵 전야제라는 이름으로 콜라보 카페를 열려고 기획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4월 1일로 바뀌었습니다. 첫 번로는 kipa00 님과 제가 4월 29일에 중간고사(...)가 있다는 사소한 이슈가 있었고, 두 번째로는 대관하려고 알아본 카페가 해당 날짜에 이미 대관이 예약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카페를 알아보는 방안도 있었는데 유명한 카페는 대관 일정이 꽉 차 있는 경우가 많고 다른 카페들은 대부분 대관비가 비싸고 최소 방문 인원도 예상보다 많이 필요했습니다.. (이 때는 진짜 정말로 얼마나 올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대신 원래 구데기컵이 열리던 4월 1일에 카페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촉박했지만... 저는 저를 믿었습니다. 할 수 있어요.
예비소집의 경우도 제가 제안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예비소집을 통해 콜라보 카페 홍보를 하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올지 수요조사도 같이 진행하고 싶었고요. 여기도 원래 기획은 4월 1일이 예비소집이었는데, 카페가 4월 1일로 당겨짐에 따라 예비소집도 3월 중으로 당겨지게 되었습니다. 굿즈 준비를 위해서라면 수요조사는 빠를 수록 좋기 때문에 예비소집 준비와 문제 세팅을 고려해서 가장 빠른 주말에 열었습니다.
예비소집 기획은 제가 했지만 문제 세팅은 shiftpsh 님이 해주셨습니다. 저는 단순히 지구를 구로 가정하거나 지도 api를 쓰는 등의 막연한 생각만 있었는데, shiftpsh 님께서 좋은 방법을 찾아 알잘딱깔센으로 세팅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그동안 대관 예약 및 굿즈 준비 등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특전은? 인테리어는? 메뉴는?
콜라보 카페라면 당연히 카페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로 꾸며진 카페 내부, 다양한 전시용 굿즈들, 그리고 음료를 시키면 받을 수 있는 특전까지. 일상과 분리된, 완벽하게 비일상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장소. 이런 카페를 기획하고 싶었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PS와 구데기컵과 한별이를 좋아하고 콜라보 카페라는 공간에 선뜻 올 정도로 오타쿠 문화에 익숙하신 분들이 많으면 30분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오시는 분들은 더 적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기획에 오타쿠 테이스트가 조금 많이 섞여 있습니다...
특전은 금방 정했습니다. 늘 주던 솔브드 아크릴 키링을 구데기컵 버전으로 바꿔봤고, 부담없이 줄 수 있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스티커와 별조각 상품권을 준비했습니다. 언급했듯이 오타쿠 테이스트를 맞추기 위해 한별이 엽서도 포함했고요. 특전 외에도 보통 생일 카페라고 하면 럭키드로우가 있기 마련입니다. 럭키 드로우가 없으면 두근거림이 덜해요. (역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한별이 굿즈들을 찾고 새로 발주해서 럭키드로우도 준비했습니다.
인테리어는 역대 구데기컵 포스터를 위주로 꾸미기로 했습니다. 한별이 일러스트도 넣을까 잠깐 고민했는데, A4 사이즈로 편집하기도 귀찮을 것 같고 그런 비율이 잘 없기도 하고... 그래서 있는 한별이 엽서와 사진들만 넣고 추가로 인쇄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카페에 빔프로젝트도 있다고 해서 무슨 영상을 틀지 고민했습니다. 원래는 제가 남는 시간에 작혼을 하고 그걸 스트리밍 하고 싶었는데 작혼이 청불 게임이 되기도 했고... 빔프에 연결된 노트북이 주방 쪽에 있다고 해서 그냥 유튜브 재생목록을 만들어서 틀어놓기로 했습니다. 해당 재생목록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는데, 만우절이니만큼 들었을 때 헛웃음이 나올 만한 영상과 노래들을 골라봤습니다. 오타쿠 노래와 밈 노래들 그리고 코딩 드립들이 섞여있는데 계속 강조하지만 저는 오시는 분들이 오타쿠 문화에 익숙하실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꽤 과감한 선곡들이 몇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부담스러워 하시던 분들도 조금 있던 것 같아 살짝 후회하고 있습니다.
카페 메뉴는 색 정도를 커스텀 할 수 있다고 들어 구데기컵을 대표하는 보라색 음료들과 맞았습니다!!/틀렸습니다!! 테마의 음료들, 빠질 수 없는 한별이, 그리고 탄산/알콜을 둘 다 드시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언레이티드 아메리카노를 준비했습니다. 디저트 메뉴가 없으면 섭섭할 거 같아 고민을 좀 하다가, 랜덤한 verdict가 들어있는 포춘쿠키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30개부터 문구 커스텀이 된다고 해서 30개를 주문하려다가 100개부터 스티커를 붙여준다고 해서 100개를 발주했습니다. 남으면 제가 다 먹을 각오로 시켰는데...
랜덤 아크릴 판매는 초기부터 있던 기획은 아니고, 늘 말하지만 오타쿠 문화에 익숙하신 분들이 오실 것이라고 예상해서 가챠성을 띄는 상품이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기획에 추가하였습니다. 처음에는 100개쯤 판매하려고 했고, 그에 맞춰 수량을 준비하였습니다만... 이 이야기도 아래서 추가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벤트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여기까지만 하면 뭔가 심심합니다. HYEA 님이랑 처음 밥을 먹으며 얘기했던 기획에는 스태프와 대결을 하는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해당 아이디어를 좀 더 다듬어 자세하 종목과 상품을 정하였습니다. HYEA 님의 체스의 경우 맨 처음 기획에 있었기에 그대로 가기로 했고, kipa00 님의 경우 처음에 큐브 맞추기를 제안드렸는데,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 모종의 이유로 소인수분해 대결로 바뀌었습니다. shiftpsh 님의 경우 얘기하다 재밌을 거 같았고 + shiftpsh 님이 골프스크립트로 브론즈 5를 숏코딩 하는 것에 꽤 자신이 있으셨기 때문에 브론즈 5 대결이 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하고 보니까 다들 너무 어려운 대결인 거 같아서 진입장벽 없이 모두가 도전할 수 있게끔 간단하게 가위바위보로 결정했습니다. 정하고 나니 전부 PS 하는 사람들이 나름 좋아하고 재밌어 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아서 마음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16silver 님이 오시기로 해서 16silver 님 대결 종목도 이것저것 생각을 해 봤는데 원주율 소수점 아래 n번째 자리 맞추기 등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6silver 님의 경우 다른 일정이 있어 스태프로 참여하지는 못하셨습니다. jh05013 님 대결 종목도 생각을 해 봤는데, 마땅한 종목을 못 정하기도 했고 현장 관리 인력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이벤트 없이 참여하시게 되었습니다.
수요조사
이렇게 자세한 기획을 확정하고 난 후, 굿즈들의 제작 기간을 고려해 약 2주 전 수요조사를 기준으로 각종 굿즈들을 발주하였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2주 전 기준입니다. 제 기억에 해당 시기에 100명 쯤이 수요조사에 참가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처음 기획할 때 30명을 예상하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수요조사를 해주셔서 미리 준비해놓은 몇 몇 굿즈들은 추가 발주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100명 방문 기준으로 굿즈와 이벤트 상품들, 럭키드로우를 준비하였는데...
위기
세상 일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굿즈 발주 후 수요조사 폼을 계속 열어봤는데, 어느 순간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보다 약 1.5배의 신청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여기서 뭔가 잘못된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콜라보 카페는 굉장히 촉박한 시간 동안 준비가 진행되었고, 1인 1음료 특전 등 추가 발주가 불가능한 굿즈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아크릴이 약 일주일 이상의 제작 기간이 소요됩니다.) 당장 늘릴 수 있는 굿즈들로 럭키드로우 양을 2배로 늘렸고, 집에 남아있던 아크릴들을 추가로 포장해 랜덤 아크릴 수량도 늘렸습니다. 와서 몇 십개 씩 사고 가신다는 분들도 있어 20개의 1인 구매 제한을 두기도 하였습니다. 수요조사 상 토요일 방문 예상 인원이 일요일의 약 두 배라 양일 인원을 고려하여 양일 수량 제한도 두었습니다.
하지만 수요조사 인원은 4월 1일에 가까울 수록 급격히 늘어났고... 콜라보 카페 직전에 와서는 200명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당일 아침에 오픈 준비를 하러 오니 이미 오픈 전 줄이 생겨 있었습니다...
절정
4/1
12시가 되고 카페 오픈을 하고... 여기서부터 뭘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바빠서 사진을 남길 시간도 없었습니다. 오픈하자마자 굉장히 많은 인원이 몰려왔고, 자리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밖에 나가서 줄을 관리할 인원조차 없었습니다. 저는 럭키드로우/가위바위보/랜덤 아크릴 키링 판매를 맡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계속 일하다가 1시 쯤 특전이 다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얼마 안 되어서 랜덤 티어 아크릴도 전부 소진되었습니다. 저는 계속 바빴고... 블로그에 쓸 수 있는 말도 거의 없습니다. 그냥 너무 바빴습니다.
4시쯤부터는 그나마 사람들이 빠져서 여유가 생겼고, 목이 말라서 처음으로 음료를 시켜 먹어봤습니다. 이 때의 콜라보카페 이야기는 다른 분들의 후기에서 더 잘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억이 안 나요,,,
저녁 시간 즈음에는 좀 더 여유가 생겨 스태프들이 교대로 저녁 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햄버거가 맛있었습니다. 빠르게 먹고 교대하러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저녁 먹은 이후에는 카페에 자리가 남을 정도로 한산해졌기에 쉬면서 카페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 사람 다 빠지고 칵테일 먹는게 꿈이었는데, 제가 나가서 음료를 마실 수 있을 시간에 재료가 전부 소진되어서 못 먹었습니다. 슬퍼요...
4/2
4월 1일에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준비를 했다면 4월 2일에는 각오를 다지며 오픈 준비를 했습니다. 전날 오픈 시간대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렸어서, 한 번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 수에 제한을 두었습니다. 랜덤 티어 아크릴 키링의 1인 구매 제한도 5개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특전과 랜덤 티어 아크릴 키링이 조금 천천히 소진될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습니다. 둘 다 1시 쯤 소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4월 2일에는 비교적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4시 쯤 부터는 대기 인원도 없었고 실제로 방문 인원이 1일보다 적기도 했고요. 다만 2일의 경우 양일 제한을 두지 않은 굿즈들 중 소진된 굿즈들이 몇 있어서 다른 굿즈로 대체하였습니다.
일요일인만큼 대부분의 스태프 분들은 일찍 돌아가셨고 (중간에 16silver 님도 잠깐 방문해주셨습니다) 저와 shiftpsh 님만 남아서 카페 마감을 했습니다. 마감 시간대에 계셨던 분들에게 카페 인테리어로 사용되었던 굿즈들을 나누어드렸고, 같이 보드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후루요니 정말 갓겜입니다) 11시 쯤 스태프와 참가자 분들이 전부 돌아가셨고, 포스터와 굿즈들을 정리하며 마감 준비를 했습니다.
12시 반에는 더 이상 손님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너무 피곤했어요... 택시를 탔는데 할증이 40프로였어요. 택시비 무서워요...
결말
힘들었지만, 그리고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정말 재밌었습니다. 이번 이벤트를 진행하며 느꼈던 것들을 간단히 얘기하고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숫자로 보는 콜라보 카페 결산
양일 동안 총 253명이 방문해주셨으며, 양일 다 방문해주신 분들을 고려하면 약 270명이 방문해주셨습니다. 해당 시트는 랜덤 티어 아크릴 키링 구매 또는 이벤트 참여자 분들만 기록해주셨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방문 인원은 약 3~400명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4월 1일 하루 동안에만 총 257잔의 음료가 판매되었습니다. 또한 방문해 주신 분들 중 약 43.4%의 분들이 수요조사에 참여해주셨습니다. 평균적으로 콜라보 카페의 경우 수요조사의 1.2배 정도의 인원이 온다고 하는데, 이번 구데기컵 콜라보 카페는 여러 의미로 이례적이었다고 카페 측에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벤트의 경우 도전 횟수와 도전자들의 승률은 위와 같습니다. 의외로 가위바위보가 50프로보다 조금 낮은 확률을 보였으며, 나머지 세 분의 경우 꽤 낮은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솔직하게 저는 shiftpsh 님을 상대로 약 40%, HYEA 님과 kipa00 님을 상대로 약 20% 정도의 승률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에 맞춰서 상품을 준비했는데... 제가 스태프 분들을 너무 얕봤던 것 같습니다. 스태프 분들에게도 혼났어요 잘못했습니다... 다음에 비슷한 걸 한다면 도전 자체에 보상을 주거나 전부 패배했을 때의 보상을 주고 싶습니다. 4패 하고 가신 분들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많이 많이 드리고 싶었는데...
랜덤 티어 아크릴 키링의 경우 총 299개가 판매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키링을 전부 긁어 모아서 만든 수인데 생각보다 금방 팔려서 놀랐습니다. 다들 가챠 좋아하시나봐요... 티어 아크릴의 경우 통판하고 싶은 생각은 정말 많은데,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쉽게 진행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티어 아크릴을 구할 수 있도록 해보고 싶습니다.
롤링페이퍼
카페 앞쪽 테이블에, 간단하게 롤링페이퍼를 적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콜라보 카페 약 1주일 쯤 전에 급하게 기획한 파트였는데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남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PS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PS를 좋아하고 재밌어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길 잘했어요. 차마 버리고 갈 수 없어 포스터와 함께 돌돌 말아 집에 들고왔습니다. 적어주신 분들 모두 전부 감사합니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꺼내서 읽어볼게요.
온세상이PS다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계속해서 언급하지만 제가 처음 오실 거라고 생각했던 분들은 PS와 구데기컵을 좋아하며 콜라보 카페라는 오타쿠 문화에 익숙한 분들이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신 분들도 많이 왔다가셨던거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 듣고 있기에 좋은 선곡이었지만, 조금 당황하셨던 분들도 있어 아쉬웠습니다. 오타쿠가 아닌 분들이 오실 줄 알았으면 좀 더 무난한 선곡을 하는 거였는데...
나이대도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오프라인 이벤트이니 만큼 어느 정도 시간과 경제력이 있는 대학생 분들 위주로 오실 거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대부분이 대학생 분들이셨던거 같지만, 이미 졸업하신 12학번 분이라던가 14살(!) 중학생 분들도 와주셔서 놀랐습니다. 저도 중학교 때 이런저런 행사를 정말 많이 나가고 싶어 했던 걸 생각하면 이상하진 않지만... 그래도 신기하고 조금 죄송했습니다. 멀리 포항에서 오신 분도 있었고요. 오신 것을 후회되지 않을 수 있는 행사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혼자 오신 분들도 있었지만 PS를 좋아하시는 분들끼리 같이 오시거나 즉석에서 합석하는 경우도 있었고, 데이트로 오시거나(데이트로 오기에 적합하지 않은 선곡 죄송합니다...) 가족끼리 오는 경우도 종종 보였습니다. (선곡 죄송합니다...) 가까워서 그런지 신촌 연합이나 서강대 동아리 쪽에서 단체로 와주시기도 했고요.
PS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고, 정말 다양하다는 걸 이번 콜라보 카페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으신 분들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했고요. PS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잔뜩 볼 수 있어서 정말정말정말 좋았어요.
마치며
이틀 간 다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픈된 PS 커뮤니티가 적고 대부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으면 정말 즐거울 것 같았고 최소한 저에게는 혼자서 PS를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 쪽히 훨씬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대회 포멧은 공간 한계상 오프라인으로는 한정된 인원만을 받게 됩니다. 대회라는 포멧의 한계 상 별도로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시간이 적기도 하고요. 이번 콜라보 카페를 기회로 이런 행사를 마구마구 많이 열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다들 재밌...으셨죠...? 저만 재밌었던거 아니죠?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마무리하기 전에 기획부터 디자인과 굿즈 제작에 힘써주신 shiftpsh 님, 구데기컵을 총괄해주신 16silver 님, 항상 감사한 baekjoon 님, 현장 스태프로 도움을 주신 HYEA 님, kipa00 님, jh05013 님, 그리고 와서 즐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들 고마웠어요, 다음에 또 봐요!
부록 -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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